"국내 정착 5년 째...방과 후 및 주말마다 틈 내어 부모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왼쪽부터) 올가(17) 양, 스티니스라브(41) 씨, 베네라(41) 씨. 가족들이 함께 일하는 가게 안에서 팔짱을 끼고,  손을 맞잡았다.
(왼쪽부터) 올가(17) 양, 스티니스라브(41) 씨, 베네라(41) 씨. 가족들이 함께 일하는 가게 안에서 팔짱을 끼고,  손을 맞잡았다.

【인천 = 다문화TV뉴스】 김종현 기자 =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요리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어요"

 인천 연수동에서 2년 전부터 러시아 배경 사람들을 대상으로 음식 판매를 하고 있는 부모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올가(17) 양의 가족들을 21일 만났다.

 올가 양의 식구는  2018년에 충남 아산 고려인 마을에 들어와 살았다. 당시 아버지 스티니스라브(41) 씨, 어머니 베네라(41) 씨는 그 곳에서 3년 간 공장 일 등을 하며 지냈다. 스티니스라브 씨는 공장에서 용접공으로 일했고, 베네라 씨는 조립 생산 업무를 했다.

이후 2년 전부터 인천 고려인 마을로 들어와 터전을 잡고 식당을 열었다.  러시아에서 8년 간 식당을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음식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두 부부의 러시아에서 지냈던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잡아서 일주일에 150명 정도의 단골이 생겼다.

주식이 빵인 러시아 출신들에게 내놓은 메뉴는 케밥과 샤와르마이로 겉은 빵이나 또띠아, 속에는 소고기, 닭, 채소 등을 넣었다.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는 메뉴는 케밥과 샤와르마로 주식이 빵인 러시아출신들을 위해 케밥은  빵으로 구성해 판매하고, 샤와르마는 또띠아로 구성해 판매하고 있다. 케밥과 샤와르마 속에는 소고기, 닭, 채소 등을 넣어 만들었다. 

올가 양의 가족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메뉴. (왼쪽부터) 소고기 라이트 세트, 케밥 대 사이즈, 또띠아를 이용한 샤와르마 메뉴다.
올가 양의 가족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메뉴. (왼쪽부터) 소고기 라이트 세트, 케밥 대 사이즈, 또띠아를 이용한 샤와르마 메뉴다.

 그동안 올가양은 러시아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초등학교 6학년 2학기인 2018년도 12월에 한국에 들어왔다.

한 학기가 다 끝나가는 시점이어 친구 없이 지내다가 중학교로 진학을 했는데, 1년간은 친구를 사귈 수 없어 외로웠다고 말했다.

 올가 양은 "같은 러시아권 학생들이 이미 한국에 적응해  한국 스타일, 한글, 한국문화, K-POP 등에 대해 서로 대화를 나누는데, 이제 막 한국에 들어온 저로서는 그애들이 무슨 말을 하는 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고, 온통 모르는 것이 투성이여 평범한 일상 대화조차 나눌 수 없어 괴로웠다"고 전했다.

 이후 2학년 당시 부모가 인천에 사업장을 열게되면서 인천 소재의 중학교로 전학을 갔는데, 그곳에는 반마다 4명 정도는 고려인 출신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산에 있던 친구들과 달리 자신을 따뜻하게 환영해주며 일상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고 했다. "방과 후 부모님 가게로 초대해 같이 식사도 하며 친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올가 양은 친구들과 매일 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1~2교시 배우고 3교시 이후부터는 일반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같이 수업에 참여해 한국생활에 적응하게되었다고 전했다. 

인천뷰티예술고등학교 식품과에 재학중인 올가(사진 왼쪽) 양이 올해 7월 한국음식 수업 시간에서 쿠키를 떡 위에 뿌릴 수 있는 크기로 잘게 다듬고 있다. 
인천뷰티예술고등학교 식품과에 재학중인 올가(사진 왼쪽) 양이 올해 7월 한국음식 수업 시간에서 쿠키를 떡 위에 뿌릴 수 있는 크기로 잘게 다듬고 있다. 
인천뷰티예술고등학교 식품과에 재학중인 올가 양이 한국음식 수업 시간에서 쿠키를 떡 위에 뿌릴 수 있도록 부수고 있다. 
인천뷰티예술고등학교 식품과에 재학중인 올가 양이 한국음식 수업 시간에서 쿠키를 떡 위에 뿌릴 수 있도록 부수고 있다. 

올가양이 중학교 3학년이 되어 진로를 결정하는 시간이 되었을 무렵 부모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요리사 되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 해 인천뷰티예술고등학교 식품과에 재학해 현재 한식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1학기 수업 중 실습시간에 계란의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하고 모양을 내는 수업과 채소를 칼질하는 테스트를 했는데 "반에서 일등했다"며 요리사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자랑했다.

올가 양은 "부모님의 식당에서 빵이 들어간 식품을 판매하는데 제가 밀가루, 소금, 설탕, 식용유 등을 가지고 직접 반죽을 하고 모양을 내어 빵을 만들면서 용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방과 후나 주말에 틈내 작업하면 일주일에 20만 원 정도는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올가 양은 "지금은 용돈까지 받아가며 빵 반죽을 해주고 있지만, 초창기엔 빵 만들 줄 몰라 실패작이 많았다"며 "그런데 그 빵들을 다 버리기보단 가게 홍보용 장식으로도 이용하면 좋을 것 같아 카운터 뒤에 배치한 선반에 진열해 놓았다"고 말했다. 

올가양이 부모님의 일을 도우며 빵을 만들었는데 그동안 노력을 하며 실패했던 빵들을 버리지 않고 카운터 앞에 장식하여 꾸며 놓았다.
올가양이 부모님의 일을 도우며 빵을 만들었는데 그동안 노력을 하며 실패했던 빵들을 버리지 않고 카운터 앞에 장식하여 꾸며 놓았다.

 올가 양은 "부모님이 지금은 간편식 위주의 메뉴를 만들어 판매하여 운영하지만, 러시아에서 8년 간 식당을 운영할 때 피자, 초밥, 비프, 치킨 요리 등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을 등너머로 배웠다"고 말했다.

올가 양은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제과제빵 분야로 갈지 아니면 외식산업으로 갈지고민하고 있다"며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 과정들을 들으며, 좀 더 고민후 정하겠다"고 말했다.

 올가 양은 한국에 정착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에 대해 "우리 가족들은 한국어를 몰라 쇼핑, 카페, 버스 등을 이용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한국말이 들리긴해만 아직도 원활한 의사소통을 나누는 실력이 아니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 아직 번역기를 활용해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언어는 자주 듣고 말하면서 배워야하는 영역인 만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뷰티예술고등학교 식품과에 재학중인 올가 양이 지난 6월 학교 실습 시간에 만든 요리 재료 다듬기.  왼쪽 사진은 계란 흰자와 노른자를 잘 분리해 모양을 만들었고, 오른쪽 사진은 채소를 가지런하게 칼질해 그릇에 예쁘게 담아 반에서 1등한 작품이다.
인천뷰티예술고등학교 식품과에 재학중인 올가 양이 지난 6월 학교 실습 시간에 만든 요리 재료 다듬기.  왼쪽 사진은 계란 흰자와 노른자를 잘 분리해 모양을 만들었고, 오른쪽 사진은 채소를 가지런하게 칼질해 그릇에 예쁘게 담아 반에서 1등한 작품이다.
 베네라(41) 씨가 손님이 주문한 물건을 확인하고 계산하고 있다.
 베네라(41) 씨가 손님이 주문한 물건을 확인하고 계산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티니스라브(41) 씨, 베네라(41) 씨가 가게 주방에서 주문한 메뉴들을 만들고 포장하면서 함께 일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티니스라브(41) 씨, 베네라(41) 씨가 가게 주방에서 주문한 메뉴들을 만들고 포장하면서 함께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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