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업(사진)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연구소 소장은 2014년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을 창설,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7년~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불어불문학과 교수 △2019년~현재, 법무부 사회통합자문위원 △서울대 불어교육과 졸업, 프랑스 루앙대학교 불어교육학 석사, 사회언어학 석사, 불어교육학 박사를 취득했다.
장한업(사진)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연구소 소장은 2014년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을 창설,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7년~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불어불문학과 교수 △2019년~현재, 법무부 사회통합자문위원 △서울대 불어교육과 졸업, 프랑스 루앙대학교 불어교육학 석사, 사회언어학 석사, 불어교육학 박사를 취득했다.

【서울 = 다문화TV뉴스】 장한업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연구소 소장  = 다문화교육의 목표와 내용 및 접근방식은 무엇일까요?

다문화교육의 목표는 학자마다 조금씩 다르게 정의됩니다. 1993년 J. Banks는 "다양한 사회계층, 인종, 민족, 성 배경을 지닌 모든 학생이 평등한 교육기회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교육제도를 개선하고자 하는 교육개혁운동"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해 C. Grant는 "모든 학생이 미국의 조직과 기관에서 구조적으로 평등하게 일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2002년 Johnson & Johnson은 "모든 학생이 인지적, 사회적, 인격적 측면에서 본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평등한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모든 학생'과 '평등'이라는 것입니다.

다문화교육이 이 두 가지를 강조하는 이유는 과거에 흑인 학생과 백인 학생을 차별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문화교육학자들이 이렇게 두 가지를 강조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실행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J. Banks는 다문화교육에 대한 첫 번째 오해는 "다문화교육이 흑인, 남미계, 가난한 자, 여성, 그리고 소외된 자들만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 또는 교육과정 운동이라는 생각"이라고 지적하고 이를 "다문화교육이 없애야 할 최악의 편견"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는 모경환 외 역서(2008 : 203)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지적과 비난은 "다문화교육은 이주배경학생을 위한 교육이고 다문화이해교육은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이라고 여기는 한국 교육계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문화교육의 주된 내용은 인종(민족), 성, (사회)계층입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R. Fullinwider (1996) : 성, 계층, 종족, 인종, 종교, 무능력, 성적 지향, 나이

W.D. Melendez, V. Beck, M. Fletcher (2000) : 국적, 종족, 인종, 종교, 사회계층, 언어, 성, 예외성, 나이. 여기서 예외성(exceptionality)은 어떤 사람이 장애를 가졌는지 혹은 천부적 재능을 가졌는지를 사회가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M. Klein, D. Chen (2001) : 다문화, 주류, 소수문화, 인종, 민족성, 성, 사회경제적 지위, 종교, 언어, 지리적 지역, 무능력, 고정관념

J. Banks, C. Banks (2001) : 성, 인종, 민족성, 언어, 사회계층, 종교, 예외성

D. Collnick, P. Chinn (2006) : 계층, 종족, 인종, 성, 장애, 종교, 언어, 세대

C. Sleeter, C. Grant (2007) : 인종, 민족, 성, 성적 지향, 사회계층, 장애

다문화교육의 내용을 살펴보면, 미국의 다문화교육은 백인과 흑인이라는 인종 집단, 중국계와 멕시코계와 같은 민족 집단, 여성과 남성과 같은 성별 집단, 장애인과 일반인과 같은 사회 집단 등으로, 집단을 중심으로 그 논의를 전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차후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유럽의 상호문화교육은 집단보다는 개인에게 더 큰 관심을 보입니다.

압달라-프렛세이(장한업 역, 2010:72)는 "집단을 중시하는 미국과는 달리 개인을 중시하는 것은 프랑스의 철학적·역사적·법률적 전통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다음은 다문화교육의 접근방식을 알아보도록 할까요?

다문화교육은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교육과정 속에 포함시켜 교육과정과 교육제도를 개선하려고 합니다. J. Banks(모경환 외 역, 2008:69-72)은 네 가지 접근방식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 접근방식은 기여 접근(contribution approach)입니다. 이 접근은 영웅, 공휴일, 개별 문화적 요소 등을 통해 민족 및 문화 집단이 어떻게 사회 발전에 기여했는지를 이해시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멕시코가 프랑스군을 격파한 5월 5일을 기념하는 싱꼬 데 마요(Cinco de Mayo), 아시아·태평양 문화 주간, 흑인의 날, 여성 주간과 같은 기념일을 통해서 각 집단이 미국에 기여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주로 초등학교에서 사용되는 이 접근방식은 다문화적 요소를 빠르고 손쉽게 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민족 문화를 피상적으로 이해시킬 단점이 있습니다.

두 번째 접근방식은 추가적 접근(additive approach)입니다. 이 접근은 교육과정의 기본 구조, 목표, 특징은 건드리지 않고 문화와 관련된 내용, 개념, 주제 등을 기존의 교육과정에 덧붙이는 방법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할 때도 해당 집단의 규범이나 가치보다는 지배 문화의 그것을 반영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디언에 대해서 가르칠 때, 백인과 맞서 싸운 제로니모(Geronimo)보다는 백인을 도와 준 샤카자웨아(Sacajawea)를 내세우고 가르칠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 접근의 장점은 교육내용을 기존의 교육과정에 자연스럽게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소수집단의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파악하지 못하고 소수문활ㄹ 주류문화에 융합될 수 없다는 인상을 줄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장인실 외, 2012).

세 번째 접근방식은 변형 접근(transformation approach)입니다. 이 접근은 개념, 현안, 사건, 주제를 다양한 민족 및 문화 집단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교육과정의 구조 자체를 변형시키는 것입니다.

이 접근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들이 다양한 민족 및 문화의 관점에서 개념, 사건, 인물을 이해하고 지식이 사회적 구성물임을 이해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이 접근의 장점은 주류문화와 비주류문화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고, 단점은 교재를 다양한 관점에서 개발하고 현직 교사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하는 데 큰 비용이 든다는 것입니다.

네 번째 접근방식은 사회적 행동 접근(social action approach)입니다. 이 접근은 학생들이 학습한 개념, 현안, 주제와 관련하여 개인적, 사회적, 시민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 접근은 앞선 세 가지 접근과는 달리 실천을 특별히 강조합니다. 이 접근의 장점은 학생들이 사고, 가치분석, 의사결정, 자료 수집과 분석, 사회적 활동 기술을 신장시키는 것이고, 단점은 이런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자료를 개발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는 것입니다.

요컨대, 처음 두 가지 접근방식은 기존의 교육과정에 다문화적 내용과 활동을 추가하는 소극적인 방법이고, 마지막 두 가지 접근방식은 교육과정 자체를 수정하는 보다 적극적인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 적극적인 방법은 보수적인 교육계에는 쉽게 도입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문화교육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도 처음 두 가지 접근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R. Brandt, 1994). 한국의 경우에는 아직도 기여 접근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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