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란바타르중고등학교 방문

울란바타르 중고등학교 전경
울란바타르 중고등학교 전경

【몽골 = 다문화TV뉴스】 김윤성 기자 = 한국엔 코로나가 재유행하는 것 같아서 다시금 정부에선 다시금 방역의 고삐를 당기고 있지만, 몽골 사람들은 10% 정도만 마스크를 쓰고 있어 정부의 방역대책에 허술함이 보여 안타까왔다.

그래서 오후엔 신속항원검사를 받기로 했다. 객실로 배달 온 조식을 챙겨먹은 후 호텔을 나섰다. 오전엔 아내와 함께 대학교를 방문하고, 딸은 몽골 친구를 만난다고 했다.

딸은 며칠 전부터 엄마에게 "몽골에서 메니큐어 손질받는 것이 싸다"면서 알아본다고 했다. 숙소에서 국영백화점까지 약 800여m를 걸으며 딸과 함께 네일숍을 찾아봤으나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아직 문을 안 열었다.

아침 10시가 다 되어 가지만, 그래도 아직 아침인데 햇볕이 너무 뜨거웠다. 지구 온난화 영향일까. 10년 전 몽골 거주 시 느꼈던 건조하고 상쾌했던 여름 공기는 이제 더 이상 찾을 수 없었다.

길가에 서 있는 자가용 택시를 잡아타고 약 5~6km 정도의 거리를 30분 달려 울란바타르 중고등학교에 도착했다. 요금은 7천 투그릭. 우리나라 돈으로 약 3천 원 정도였다. 한국과 비교하면 엄청 쌌다.

국제울란바타르대학교 표지석
국제울란바타르대학교 표지석

학교 안은 방학이라 조용하고 한적했다. 건물 안에도 거의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울란바타르 중고등학교는 한국에서 선교 차원으로 설립했는데,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있다. 한국의 명문 사학이 외국 선교사에 의해 설립된 곳이 많은 것처럼 몽골도 마찬가지다.

아내가 밖에서 기다린다고 하니까 이곳 저곳 둘러볼 수 없었다. 아내는 걷는 것을 매우 힘들어 한다. 체중도 많이 나가고 날이 덥다보니 더욱 그런 것 같다.

남양주거리 표지석
남양주거리 표지석

사진 몇 장 찍은 후 대학교 앞 쇼핑센터로 향했다. 아내가 계속 선글라스가 필요하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여기 저기 둘러보다가 1층 선글라스 매장에서 선글라스1개를 골랐다.

아내는 10년 전 몽골에서 산 선글라스를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며 두 개나 골랐다. 세 개 가격을 물으니 14만 투그릭이라고 했다. 아내가 계산기에 13만으로 입력하니까 매장 사장이 고개를 끄떡여 거래가 성사됐다.

선글라스를 구입하고 나니 어디로 움직이기가 애매한 시간이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기 때문이었다. 나는 몽골 음식을 먹고 싶었으나 아내는 근처 호텔 2층에 있는 일본 음식점에 가고싶다고 해 거기까지 걸어갔다. 그 거리는 '남양주거리'였다. 경기도 남양주시와 몽골 울란바토로시가 상호 자매 결연해 붙여진 거리 이름이다.

목적지인 캠핀스킨 호텔까지는 약 600m 정도. 워낙 더우니까 땀이 줄줄 흘러내려 힘들었다. 이럴 때 한국에 흔한 '손풍기'라도 가져올 걸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배고파서인지 식당이 자주 눈에 띄었다. 10년 만에 와 느낀 것은 몽골거리에 한국식당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류 때문인지, 아니면 한국에서 일했던 몽골 사람들의 귀국 때문인지는 알 수가 없다.

남양주 거리 주변에 있는 한국식당 전경
남양주 거리 주변에 있는 한국식당 전경
햄버거와 밥요리
햄버거와 밥요리

호텔 1층으로 들어가 경비원에게 2층 일본식당을 방문한다고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하필 그날은 가게가 문 닫았다고 말했다. 결국 근처 카페로 발길을 돌렸다. 나는 밥 종류를 시켰고 아내는 햄버거를 시켰다. 요기를 하고 나니 좀 살 것 같았다.

딸이 알고지내는 몽골 지인이 이 근처에서 닭강정 가게를 크게 냈다는 말이 생각나 매장으로 갔다.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컸고 종업원들도 여러 명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 곳 사장은 약 10년 전 한국에 들어와 노동자로 7년간 일하다가 귀국 후,  한국에서 인기가 많았던 닭강정을 몽골에 수입해 매장에서 팔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홍보가 안돼 작은 가게를 내어 시작했는데, 몽골에 살고 있는 한국 교민들의 주문이 늘어나면서 몽골 사람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게되었다고 말했다.

딸이 몽골에서 공부할 때 닭강정을 주문하면 퇴근 후에도 직접 배달을 해주는 등 정말 열심히 일해 이제는 울란바토로 내에 닭강정 점포를 2개나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성공이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노력이 뒤 따라야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사장은 이 매장에 주로 마감 시 정산하러 들어온다고 말했다. 닭강정 '트리플 믹스트'를 주문 후 30분 정도 기다리니 닭강정이 나왔다. 몽골돈으로 3만3천 투그릭, 한국 돈으로 1만3천750원으로 결코 싸지 않은 금액임에도 매장이 손님들이 꽉 차 있었다.

한국과 비교하면 포장상태가 많이 부족했지만 손님들이 꾸준이 늘어났다고 했다. 맛도 좋고 업장이 위치한 목도 좋은 덕분인 것 같았다. 점심을 먹은 지가 얼마 안돼 닭강정은 숙소에 들고가 먹기로 했다.

컵치킨' 매장 전경
컵치킨' 매장 전경

 

닭강정 매장인 '컵치킨'의 메뉴판
닭강정 매장인 '컵치킨'의 메뉴판
환전소 내 환율표
환전소 내 환율표

몽골돈이 부족해 추가 환급하기로 했다. 자가용 택시를 타고 사설 환전소가 있는 '체첵투브'라 불리는 거리로 향했다. 환전소 한 곳만 운영하고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관광객의 발길이 뜸하자 환전소들도 아예 문을 닫아버린 듯했다.

환전을 마친 후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기로 했다. 신속항원 검사는 출국 비행기 타기 전 24시간 이내 받아야 유효하기에 검사 시간을 잘 계산해야 한다. 딸이 국영백화점 4층이라고 알려주어 택시 타고 갔는데 아무리 찾아도 검사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근처에 보이는 경비원에게 물어봤더니 모른다고 했다. 딸에게 물어보니 자신도 잘못 알았다면서 'UBH 센터 405호'로 가라고 했다. 택시를 타고 목적지인 'UBH 센터'에 도착해 4층으로 올라갔다.

UBH 건물(몽골 울란바타르호텔 맞은편)
UBH 건물(몽골 울란바타르호텔 맞은편)
UBH 센터 405호
UBH 센터 405호

사람들이 무리지어 줄 서있는 401호에 가보니까 'PCR검사' 써 있어서 비용을 물었더니 한국말로 유창하게 3만5천투그릭이라 말했다. 2만투그릭으로 알고 다고 했더니방을 잘못 찾아왔다고 했다.

다시 405호로 찾아가니, 그 곳에는 여러 명이 검사를 받기위해 줄지어 서 있었다. 검사소에는 한국과 몽골 가이드가 있었다. 담당 직원도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아니 큰 어려움은 없었다. 영어로 써 달라고 말하고 검사를 마친 후 기다리는 10여 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검사 결과 음성이었다.

코로나19 검사를 마치고 호텔에 오니 오후 5시쯤 되었다. 딸은 시내 명소인 '자이승'에 안 가겠냐고 물어 왔다. 거리를 돌아다녀서인지 피곤해서 쉬고 싶었다.

신속항원검사 결과
신속항원검사 결과

저녁에 만나기로 했던 지인은 백화점 근처로 와주었다. 약 4년 만에 본 지인은 이번 여름 관광비자로 들어 왔는데, 9월 초에 나갈 예정이라 했다. 지인은 육사 졸업 후 오랫동안 군 생활을 하다 대령 예편했다. 이후 목사님이 되어 몽골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계셨다.

백화점 근처 한국식당에 가서 나는 된장찌개를 목사님은 삼치찌개를 시켜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한국음식이라서인지 맛있었다. 밥 먹은 후에 계산하려했으나 어느새 목사님이 먼저 나가 계산을 끝마쳤다.

커피 한잔하러 다시 백화점으로 올라갔다. 제일 높은 층에 커피숍이 있었는데, 냉방이 안돼서 실내는 너무 더웠다. 테라스로 나가니 실내보다는 시원했다. 그런데 단체 예약이 있어서인지 서양인들이 하나 둘 늘어나더니 금새 테라스를 가득 채웠다. 커피를 주문했지만 단체 손님때문에 바빠서인지 갖다 주지를 않았다.

이야기를 나누며 커피를 기다리다가 커피숍을 그냥 빠져나왔다. 목사님의 이야기 중 귓 가에 맴도는 말이 있다. '목사가 너무 좋다'라는 것이다. 아마도 사람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일'인 덕분으로 생각됐다.

이번 몽골여행에서 몽골의 변화된 모습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낡고 좁던 공항이 이번에는 새롭고 넓게 단장되어 있었고, 거리에도 가로수들이 잘 심어져 있었다. 길가에는 한국 식당이 줄지어 서 있고 한국어를 사용하는 몽골 사람들도 더 늘어났다.

이전 몽골의 여름은 건조하고 선선한 날씨였으나, 이젠 뜨끈뜨끈한 날씨로 달라져 있었다. 

몽골에서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비자 면제 조치'를 취하는 등 더욱 노력하고 있으니, 한국과 몽골의 관계는 더 깊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륙 중인 몽골항공
이륙 중인 몽골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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