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노동자 위한 식당 운영…시어머니ᆞ남편ᆞ자녀들 간의 갈등으로 힘들어도 웃어 넘겨"

김밀라씨가 운영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을 위한 식당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에 테이블 위에는 필리핀 노동자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 필리핀 취향에 맞춰 준비가 되어있다. 
김밀라씨가 운영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을 위한 식당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에 테이블 위에는 필리핀 노동자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 필리핀 취향에 맞춰 준비가 되어있다. 

【부천 = 다문화TV뉴스】 김종현 기자 = "결혼이주여성으로 부천 지역에서 25년 동안 살면서 시어머니ᆞ남편ᆞ자녀들 간의 갈등은 말로 다독이거나 웃어 넘겨요"

 부천 도당동에서 2012년부터 10년 간 필리핀 노동자들 대상으로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밀라(61) 씨를 만났다.

1996년도에 필리핀에서 결혼하여 1997년 한국으로 들어와 서류 등록으로 귀화 정착한 밀라 씨는 식당을 운영하면서도 남편 김성영(59)씨와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슬하에 대학교 1학년인 딸 김은실(22) 양과 중학교 1학년인 김성연(14) 군을 키우고 있다.

 첫 째인 김은실 양은 가수의 꿈을 꾸면서 강남 소재 대학교에서 다니면서 길거리 공연, 무대공연에 나서는 예비 가수다.  김 양은 고교시절부터 음악 학원을 다니면서 가수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둘 째인 김성연 군은 교회에서 운영하는 농구팀에 참여하는데, 필리핀 나라의 배경 특징상 농구를 좋아해 여러 팀에 들어가서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이면 모임을 통해 농구 경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6천 원으로 밥과 반찬 1개씩만 골라서 먹을 수 있으며, 국, 생선, 소시지, 돼지양념 등으로 만든 반찬이다. 한국 식당처럼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 아닌 필리핀 스타일로 준비해 필리핀 노동자들을 위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6천 원으로 밥과 반찬 1개씩만 골라서 먹을 수 있으며, 국, 생선, 소시지, 돼지양념 등으로 만든 반찬이다. 한국 식당처럼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 아닌 필리핀 스타일로 준비해 필리핀 노동자들을 위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들어오기전 필리핀에서 식당을 운영해 음식장사를 한 경험을 토대로 필리핀 스타일의 돼지갈비, 잡채, 야채 볶음 샐러드, 생선 요리 등의 반찬 만들어 한 접시에 밥과 반찬 한 가지 씩 골라담아 6천 원을 받고 필리핀 노동자들이 이용 할 수 있도록 팔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식당을 이용하는 단골 손님은 평일 평균 15명, 주말 평균 10명으로 한 달에 400여 명 정도다. 한 달 매출은 240만 원 정도인데, 이중 절반은 식재료 값, 월세로 월 38만 원, 전기세로 15만 원을 내면, 순 수익은 60만 원 중반이 겨우 남는다고 말했다.

그 외 토요일마다 다문화 가정 한부모 자녀들 20명 정도가 먹을 점심비용을 천주교 단체가 지원해주는 덕분에 월 100만 원 남짓한 수익이 생겨, 생활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밀라 씨는 "남편의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아, 아이들 교육비는 제가 마련해야 했으므로 식당을 운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생활 가운데 가장 힘든 일은 "시어머니ᆞ남편ᆞ자녀들 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런데  각자의 불만을 듣다보면 대안이 없어 그저 하루하루 참고 웃으며 넘긴다"고 말했다. 

밀라 씨는 "시어머니는 잔소리와 불만만 쏟아놓으셔 집에 들어가면 관계가 엉망이 된다. 이런 것들이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분가를 요청했지만 따로 독립해 나갈 경제력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녀의 첫 째딸은 강남에 학교가 있는데 통학하기에 거리가 멀어 학교 인근에 자취방을 마련하고자 했지만, 생활비와 월세 감당도 어려운 처지에 딸의 자취방 비용까지 만들 수 없어 집에서 다니는데, 아이에게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남편은 나이가 있어 취직이 어려운데, 최근 한 천주교로부터 직업 소개를 받아 김포에 위치한 김포공장으로 일을 나가는데, 매일 새벽에 나가 저녁 시간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2022년 5월 김밀라씨의 환갑을 맞아 가족들이 나란히 서서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남편 김성영(59), 본인 김밀라(61), 아들 김성현(14) 딸 김은실(22) (사진 제공 = 김밀라씨 본인) 
2022년 5월 김밀라씨의 환갑을 맞아 가족들이 나란히 서서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남편 김성영(59), 본인 김밀라(61), 아들 김성현(14) 딸 김은실(22) (사진 제공 = 김밀라씨 본인) 

 김밀라 씨에게 행복했던 일도 있다. "지난 5월이 제 나이 환갑이었어요. 가족들과 지인들이 환갑 잔치상을 차려주며 축하를 해주는 거예요"라며 "앞으로도 가족들간의 갈등으로 힘든 부분이 있겠지만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이렇게 기뻤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이겨나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김밀라씨의 딸인 김은실양 20년도에 입시학원 다니면서 공연에 참가해서 노래를 불렀던 모습이다. (사진 제공 = 김밀라씨 본인) 
김밀라씨의 딸인 김은실양 20년도에 입시학원 다니면서 공연에 참가해서 노래를 불렀던 모습이다. (사진 제공 = 김밀라씨 본인) 
김밀라씨 아들인 김성연군이 농구복을 입고 팀 깃발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 = 김밀라씨 본인) 
김밀라씨 아들인 김성연군이 농구복을 입고 팀 깃발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 = 김밀라씨 본인) 
김밀라씨가 운영하는 가게이며, 가게 앞에는 천주교 단체에서 수익사업을 마련하고자 옷을 걸어놓고 판매하고 있다. 
김밀라씨가 운영하는 가게이며, 가게 앞에는 천주교 단체에서 수익사업을 마련하고자 옷을 걸어놓고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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