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업(사진)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연구소 소장은 2014년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을 창설,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7년~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불어불문학과 교수 △2019년~현재, 법무부 사회통합자문위원 △서울대 불어교육과 졸업, 프랑스 루앙대학교 불어교육학 석사, 사회언어학 석사, 불어교육학 박사를 취득했다.
장한업(사진)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연구소 소장은 2014년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을 창설,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7년~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불어불문학과 교수 △2019년~현재, 법무부 사회통합자문위원 △서울대 불어교육과 졸업, 프랑스 루앙대학교 불어교육학 석사, 사회언어학 석사, 불어교육학 박사를 취득했다.

【서울 = 다문화TV뉴스】 장한업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연구소 소장 = 다문화교육은 어떻게 출현했을까요?

다문화교육은 미국 시민권운동(Civil Rights Movement)에서 출발했습니다(Banks, Ch. Banks, 차윤경 외 역, 2011:6). 1954년부터 1968년까지 지속된 이 운동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백인들의 차별에 맞선 운동입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17세기부터 아프리카에서 끌려와 처참한 노예 생활을 했습니다. 1865년 노예제도는 폐지되었지만 이들에 대한 차별은 지속되었습니다.

1896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분리되었지만 평등한'(Separate but equal)이라며 흑백 분리를 합법화했습니다.

이 원칙에 따라 남부 17개 주는 백인학생과 유색학생이 같은 공립학교에 다니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1951년 캔사스 주 토피카(Topeka)에 살고 있던 초등학교 3학년 흑인 소녀 린다 브라운(Linda Brown)은 자기 집 근처에 있는 학교를 놔두고 1마일이나 떨어진 흑인 학교에 다녀야 했습니다.

이를 부당하게 여긴 린다의 아버지는 딸을 집 근처 섬너(Sumner)초등학교에 전학시키고자 했으나 거절당했고, 토피카 시 교육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954년 5월 연방대법원은 만장일치로 '공립학교의 인종차별은 위헌'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판결을 계기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본격적으로 투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1964년 시민권법(Civil Rights Act)은 인종, 민족, 출신국, 종교, 여성 차별을 불법화시켰고, 1965년 선거권법(Voting Rights Act)은 투표에 관한 차별을 철폐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민족유산연구법(Ethnic Heritage Studies Act)은 모든 학생들에게 미국 내 소수 인종 및 민족 집단에 대해서 가르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법률로 대학 및 각급 학교는 아프리카계 및 라틴계 미국인, 원주민,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등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1970년대 초반 다문화교육이 출현했습니다. 이 교육은 J. Banks, G. Gays, C. Grant 등 아프리카계 학자들이 주도했습니다.

1971년 전국문화복수주의연합(National Coalition for Cultural Pluralism)은 미국 내 모든 문화, 인종, 민족 집단들이 공존하고, 주류문화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자기 고유의 정체성과 생활양식을 유지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1973년 미국교사양성대학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Colleges for Teacher Education)는 다음과 같은 No One Model American을 천명했습니다.

"다문화교육은 문화복수주의를 존중하는 교육이다(……) 다문화교육은 문화다양성을 미국 내 삶의 현실로 인정하고, 문화다양성을 보존되고 확산되어야 하는 가치 있는 자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문화복수주의를 지지하는 것은 단 하나만의 미국 모형이 있는 게 아니라는 원칙을 지지하는 것이다"

1977년 국가교사교육인정위원회(National Council for Accreditation of Teacher Education)는 다문화교육을 "개인이 문화적으로 다양하고 복합적인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경험할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현실에 준비하도록 하는 과정"(14쪽)이라고 정의하고 그 표준지침 속에 포함시켰습니다.

이처럼 다문화교육은 1970년대에는 흑인과 백인의 문제에서 출발하여 여성운동으로 확장되었고, 1980년대에는 이중언어교육 문제, 1990년대에는 장애인 문제, 그리고 최근에는 동성애와 환경 문제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다문화교육은 좌우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우파들은 다문화교육이 국민의 불화감을 조성하고 국가의 단일성을 저해한다고 비판하고, 좌파들은 이 교육이 문화 문제에 치중한 나머지 구조적 불평등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는 경시하고 학교와 교육 자체를 바꾸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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