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즉위 70주년… 영국 역대 최장수 군주이자 세계 최고령 및 최장수 통치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다문화TV뉴스】 이상숙 기자 =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96·본명 엘리자베스 알렉산드라 메리 윈저)이 8일 오후(현지 시각) 타계했다.

영국 왕실에 따르면 "여왕은 이날 오후 스코틀랜드 밸모럴 성(城)에서 찰스 왕세자를 비롯해 그의 부인 카밀리아 공작부인, 윌리엄 왕세손, 안나 공주 등 직계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밸모럴 성은 여왕이 매년 8~9월 머무르며 휴가를 보내던 곳이다.

1952년 25세 나이로 즉위해 이날까지 만 70년 127일을 재위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영국 역대 최장수 군주이자 세계 최고령 및 최장수 통치자이기도 했다. 역사상 최장 재위 군주는 4세에 등극해 72년간 통치한 프랑스 루이 14세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여왕의 건강은 7일 급격히 악화돼 추밀원 회의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고 전했다. 추밀원은 여왕에게 정치적 조언을 하는 고위 정치인들로 구성된 기구로 추밀원 회의는 매달 1회 열린다. 

여왕은 지난 6일까지만 해도 차기 총리 내정자인 리즈 트러스를 자신이 머물고 있는 스코틀랜드의 밸모럴성으로 불러들여 정식 임명하는 등 공개 행보를 소화했다. 런던의 정궁(正宮) 버킹엄에서 차기 총리를 임명해온 관례를 처음으로 깨뜨렸다.

버킹엄 궁전은 8일 오후 6시 30분 조기를 게양해 여왕의 서거를 알렸다. 여왕의 장례식은 관례에 따라 열흘 간 추모 기간을 지낸 뒤 국장(國葬)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여왕 시신은 왕기를 덮고 왕관을 올린 관에 넣어 마차로 운반돼 웨스트민스터 사원 중앙 홀에 놓이고 사흘간 국민 조문을 받는다. 이후 런던 서부 윈저성으로 옮겨진다. 운구 행렬은 군인 약 2천 명이 호위한다.

90대의 나이에도 활발한 대외 활동을 이어오던 여왕은 지난해 4월 남편 필립공의 사망 이후 급격히 쇠약해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병원에 하루 입원했고, 이후 외부 활동을 자제해 왔다. 올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5월 의회 개원 연설에 59년 만에 불참하기도 했다.

여왕은 찰스 3세와 앤 공주, 앤드루 왕자, 에드워드 왕자 등 3남 1녀를 낳았고, 이들로부터 8명의 손자와 12명의 증손자를 얻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타계함에 따라 왕위는 계승 서열 1위로 69년간 왕세자 신분을 유지한 찰스 왕세자가 '찰스 3세'로 즉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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