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정서 불안과 분노 등의 지원책 강구…전국 청소년 담당과 네트워킹 이루어져야"

지난 26일 초기 입국자들인 안녕학교 학생들이 전화번호 쓰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지난 26일 초기 입국자들인 안녕학교 학생들이 전화번호 쓰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안산 = 다문화TV뉴스】 김종현 기자 = "모든 지자체에 있는 가족센터와 연계해 이주배경청소년 지원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26일 만난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이승미 센터장은 "성장기교육을 공유해야 하는데 이주배경청소년 기관은 전국에 서울, 안산, 수원 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하며 "이 일은 정부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전국 가족센터 내 청소년 지원 담당자와의 네트워킹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센터내 수업 교실에서 모두를 놀라게했던 사례에 대해 털어놓았다. 

중국에서 온 14살 위모 군이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한국어교실에 2021년 합류했을 때였다. 교실에 들어와 과도 한 자루를 가방에서 꺼내들고 책상위에 올려 둔채 수업에 임했다.

이승미 센터장이 이 학생을 따로불러 상담했더니 '중국인을 해치는 한국 영화를 많이 봤다. 나를 보호하기위해 가지고 다닌다'고 나름대로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위 군에게 "학생이 칼을 가지고 다니면 공격받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을 헤칠 위험성이 있어 네가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한국은 안전하다"고 설득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부모가 이혼한 가정 환경에서 성장한 그 아이를 설득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 센터장은 이후 지속적인 집단 프로그램과 심리 상담을 통해 위 군의 '과도' 소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몇 개월의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 후 위군은 어머니가 청주에서 식당 일을 하게 돼 1년 뒤 센터를 나갔다고 했다. 

"그 곳에서 잘하고 있을지 늘 궁금하다"는 이승미 센터장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부모를 따라 다른 나라, 다른 지역으로 갑자기 이주하면서 본인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 이런 일들이 간혹 발생하기도 한다"며 "전국가족센터 청소년 지원 담당들이 이같은 사안에 대해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초기 입국자들인 안녕학교 학생들이 십단위 숫자를 한글로 표기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지난 26일 초기 입국자들인 안녕학교 학생들이 십단위 숫자를 한글로 표기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이승미 센터장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이승미 센터장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국제이해교육원과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담당관실, 한양대학교 ERCIA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을 지낸 그는 "이주배경 아동ㆍ청소년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이들을 돕기 위한 지자체내 자원이 있지만 흩어져 있고 수요에 맞는 공급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다. 중앙에서 통합적 지원 체계를 만들어 '사각지대 해소'에 애쓰면서 대상자 중심 맞춤형 지원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안산시에는 70만 인구 중에 12.3%에 해당되는 8만 6천여 명의 이주민이 거주한다. 이중 외국인 및 동포 아동ㆍ청소년만 1만 여명인데 안산시 단원구와 상록구 중에서 단원구에 시설들이 편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는 관계로 센터에서는 균형을 지키며 성장기에 맞는 서비스 제공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의 초기정착사업으로 진로진학 상담, 한국어교육지원, 찾아가는 한국어학교(찾아가는 교실, 찾아가는 한국어 예비학교, 맞춤배움터), 통역단네트워크 '통하다' 로 나뉘어 시작했다.

  이중 상록구나 기타 이주배경 아동ㆍ청소년 지원이 부족한 곳에 강사를 파견하는 '찾아가는 한국어교실'은1천479(2020년)건, 2천409(2021년)건 학교 진학을 위한 '한국어 예비학교'는 2천049건,  특수 목적 및 고려인동포 자녀 지원인 '맞춤배움터' 2천440건의 한국어 교육이 이뤄졌다.

 또한 통역단네트워크 '통하다'에서는 러시아권 중도입국 청소년의 한국사회 초기 정착 지원을 위해 통역단을 8명을 양성해 지난 해 223회 활동으로 이주배경 지원 기관에 보내 활동을 진행했다. 

안산글로벌센터 최근 5년간 이용자 현황
안산글로벌센터 최근 5년간 이용자 현황

  센터이용 이주배경 청소년은 "2021년 1천47명이 이용했으며 신규는 322명이 들어와 2017년부터 점점 증가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 펜데믹이 시작된 2020년 주춤하였음을 볼 수 있고, 2021년에 갑작스러운 증가가 나타난 것은 국내 재외동포 가정 자녀들의 국내 유입이 용이해져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의 출신지역은 총 41개국으로 동북아시아 585명, 중앙아시아 161명, 남아시아 150명, 유럽 131명, 아프리카 80명 무국적 32명 등으로 나타나며,  동포 근로자 가정 391명, 결혼이주가정 373명, 난민ㆍ외국인가정이 127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 센터장은 경기도교육청 지정을 통해 '꿈빛'이라는 다문화대안학교도 운영해오고 있는데 일반 학교에서의 다문화 학생 신청이 지속적으로 있어 15명 정원인데도 중간에 2명을 더 수용했더니 이후 담당 교사의 수업 운영에 부담이 증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글로벌다문화센터 건물. 3층에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가 위치하고 있다. 
안산글로벌다문화센터 건물. 3층에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가 위치하고 있다. 

  2명이 들어오게 된 이유에 대해 "고등학교 관계자가 시의원과 시공무원 등에게도 연락하여 수용해달라는 요청을 시도했다"며, 이에 시에서는 "관여할 영역이 아니라고 답변했다"가 이후 교육청 관계자가 "센터로 하반기에 대안학교 남은 예산이 있어 줄수도 있다"라는 확실하지 않는 가능성을 전달하면서 "일단 센터에서 정원 이상이지만 아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지막 입학자는 고등학교로 입학을 해야하는데, 학교측에서 대안학교 입학을 허가해주지 않으면 다문화 학생에게 입학 허가를 해주지 않는다고 하며 한 달을 대기시키는 상황에서 정원 이상으로 받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로인한 근본적인 문제는 "예산 집행을 연초에 세워 교사 공고를 통해 반을 만드는데 예산을 충분하게 책정하지 않다보니 후반에서야 받지 안 받을지 모르는 예산을 놓고 사업진행을 하기란 어렵다"며 " 안정적인 수용과 수업 정인원에 맞춰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해서는 상반기에 2개 반을 운영 할 수 있는 예산이 확보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부터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장을 맡아 올해로 센터 운영 2년째에 접어든 이승미 센터장에게 어려움만 있는 게 아니다. 아이들에게 배우는 것도 있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아이들의 함박웃음을 보면 용기가 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며 "낯선 땅에 와서 지쳐가던 아이들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을 얻고, 교육을 통해 용기를 얻고 꿈을 키우는 것을 보면 내게도 힘이 막 솟구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미 센터장은 "이주민들을 국내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어 대한민국 인구감소와 초고령사회를 준비하기 위하는 곳"이지만 "전국적인 네트워킹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2021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활동보고서 캡처
2021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활동보고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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